2월 중순 한라산에 많은 눈이 내려 이 때 (2월 16일 기준) 등반을 하면 눈 덮인 아름다운 설산을 구경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라산을 오르기로 한다.
영실 - 윗세오름 - 어리목으로 이어지는 코스. 이 코스에는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은 포함되지 않는다. 백록담은 2008년 여름 오른적이 있으므로 이번에는 패스. 코스는 아래 지도와 같다.
영실입구 매점에 가면 5천원 가량으로 등산용 아이젠을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갔으나, 막상 매점에서는 35000원짜리를 팔고 있었다. 1회용이 될 가능성이 다분한 물건에 그 돈을 쓰고 싶지는 않아서 조금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냥 등반하기로 결정.
영실매표소에서 탐방로 입구까지는 2.5Km 나 떨어져 있다.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탐방로 입구까지 차를 타고 가서 시작을 하는데, 이걸 몰랐던 나는 데려다 준 동생에게 매표소에서 내려달라 함. 덕분에 남들은 차로 올라가는 2.5Km를 걸어서 걸어서..
드디어 영실탐방로 입구 매점 도착. 아이젠을 구입하러 들어갔으나 35000원 짜리 밖에 없다. 조금 저렴한 5천원 만원짜리 아이젠도 많이 있는데 비싼것만 갖다 놓고 설산 구경하러 오는 등반객들한테 선택을 강요한다. 장사속이 너무 심하다.
화딱지가 나서 아이젠 없이 눈 덮인 설산을 아이젠 없이 등반하기로 결심.
등반 초반이라 아직 몰골이 멀쩡한 편이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찍은 셀카는 너무 거지 같아서 차마 여기는 못 올렸다.
이렇게 눈 쌓인 산길을 오르고 또 오른다.
이 곳은 윗세오름 휴게소. 점심으로 싸온 편의점 김밥 하나를 꺼내 먹고 있는데 아저씨 혼자 국물도 없이 김밥을 씹어 먹고 있는 모습이 불쌍해 보였는지, 옆에 계셨던 부부가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하시라고 커피 한 잔을 건네 주신다. 감사합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어리목까지 하산길에는 사진이 없다. 거의 기다시피해서 내려왔기 때문.
한라산 설경이 멋지긴 했으나 아쉽게도 산속에서는 날씨가 안 좋아 앞서 가는 등산객만 보일 정도의 시야라 사진을 찍었지만 멋진 사진은 별로 없다. 그래도 제주까지 내려와서 한라산 눈구경 한 번 한 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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