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R클럽이라는 사이트에 광고사진을 업으로 하시는 분이 연재하는 글중의 하나로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사실 내가 요새 조금 고민하는 부분과 맞닿아 있어서 내 느낌을 좀 풀어보려고 한다. Talks About Evertyhing에 글쓴지도 오래됐고 해서. ^^

카메라를 들고 이것저것 찍기 시작한지 이제 8개월 정도가 지났다. 처음엔 눈에 확 들어오는 그런 사진을 보면 어쩔 줄을 몰라했고, 색감이나 피사체 자체의 신비함 같이 눈이 즐거운 요소를 가진 사진들을 보면 그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초보가 어디 그런 사진을 마음먹은대로 쑥쑥 뽑아낼 수 있겠는가. 그래도 찍는것 자체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고, 남들이 이미 수천수만장은 찍어 놓았을 법한 노을사진, 바다사진, 하늘사진, 꽃사진도 즐겁고 재미있게 찍어왔다.

요즘은.. 뭐 이것저것 다른 사진책들도 들여다보고, 좀 더 생각하고 찍는 사진들이 올라오는 사진사이트에도 들락거리다 보니, 솔직히 내가 그냥 찍어왔던 사진들이 조금은 무의미해 보이고, 알맹이 없는 껍질이나 복사물같이 느껴져서.. 앞으로는 뭘 찍어야 하나 하고 나름대로의 고민을 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가슴으로 찍는 사진"에서 "생각하며 찍는 사진"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었다고 할까. 아직 기술적으로 카메라자체를 능숙하게 콘트롤 할 정도조차도 못 됐으면서 마음만 앞서간 것도 사실이긴 할테지만. 어쨌든 앞서 얘기한 그런 생각 때문에 예전엔 걍 쉽고, 즐겁게 찍던 대상들에 대한 관심도 약간은 옅어지고, 사진 찍는것에 대한 조금의 부담감도 생기고.. 뭐 그랬다. 내가 내 사진을 봐도 요샌 좀 무거운 냄새가 난다..

자기 사진의 성장을 바라는 사람들에겐 "생각하고 촬영하는 사진"을 권한다는데..나는 성장하고 싶지 않은가. 새로운 시도를 보면 너무나도 부러워 하지 않는가. 소리, 향기등의 비시각적 느낌을 표현해 보려고 시도한, 취미로 사진찍는이의 사진을 보면서 얼마전에도 감탄하고 부러워하지 않았나. 사진한장으로 모든것이 이해되고 전달되는 그런 사진을 보면서 머리카락을 쭈뼛세우지 않았던가.

그래도... 나는 사진을 찍는 원초적인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을것 같다. 저 대상이 뭐 그저 평범하고, 지겹게 사진속에서 보아오던 것이라도 그 순간 내가 흥미롭게 보았다면 셔터를 누를 수 있는 그런 "가슴"을 잃어가는게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어가는 지금 말이다. 예리한 눈이 연습으로 얻어 질 수 있는 것이라면, 가슴 또한 노력으로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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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흐린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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