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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내가 묶었던 숙소, La Pergola de Venezia다. 이 호텔은 ryanhotels.com을 통해 예약했는데 3박에 95유로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숙박을 할 수 있었다. 아마 베니스에서 묵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호텔이 아닐까 싶다. 도착해 얘기를 나눠보니 호텔 스태프는 물론 친절하고 아침식까지 포함된 숙박요금이다. 베니스에서 30유로로 아침식사 포함된 호텔(호스텔말고)을 찾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방에 들어와 보니 먼지 한 점 없는 깨끗함 까지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깨끗한 상태에 작은 싱글침대, TV, 간이 냉장고, 샤워부스가 딸린 화장실이 방에 붙어 있다.

 호화롭지는 않지만 달랑 한 몸 이끌고 여기저기 이동하는 가난한 여행객에는 호사스러운 숙소가 아닐까 한다. 다만, 위치가 좀 애매하다. 베니스 본섬이 아닌 리도섬에 위치해 있으므로, 아침에 나가고 저녁에 들어올 때 수상버스를 타고 들어와야 한다. 나는 72시간 ACTV 수상패스를 끊었으므로 문제가 아니었지만 본섬만 하루에 훑어보고 빨리 베니스를 떠날 분들에겐 조금 불편할 수 있지 않나 싶다. 호텔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이 호텔의 야외테라스. 아침 식사는 실내에서 해도 되고 이렇게 가든에 나와서 해도 된다. 이 호텔에서는 네덜란드 노부부를 만났다. 휴대폰 와이파이 연결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으시길래 좀 도와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신다. 다음 여행지는 뮌헨이라고 했더니, 뮌헨에 가면 도이치뮤지엄과 BMW 박물관을 꼭 가보라 조언까지 해 주시네. 특히 BMW박물관의 BMW공장투어를 신청하라는 말에 뮌헨에 가면 BMW라인 견학을 꼭 하리라 결심을 하게 된다.

 

 

수상버스 안의 전경. 나는 무려 3박4일을 베니스에 머무를 계획이므로 수상버스 72시간 패스를 35유로에 구입했다. 하지만, 4일동안 도합 20번정도 수상버스를 타는 동안 표검사를 하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수상버스 탑승시스템은 선착장입구에 붙어 있는 개찰기에 패스 (혹은 1회권)을 태그하고 들어가는 식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엄청나게 양심적이라는 얘기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지만..어쨌든 검사를 안 해도 사람들은 양심적으로 표를 끊고 다니나 보다.

 

 

 

 

산마르코 광장 인근의 뭐더라..(정류장 이름을 까 먹었다) 바포레토 정류장. 성수기도 아닌 비수기인데도 인파가 만찬치 않다. 여름 성수기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몰려들지 상상이 안 된다. 베니스에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영어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말을 붙여 보았는데 의외로 미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많았다. 특이한건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나라를 얘기하지 않고, 자신이 사는 주를 말한다. "Where are you from?" "I am from California" "I am from Michigan" 이런식이다. 이번 유럽여행기간 동안 만난 10명 가량의 미국인들이 그랬다. "I am from United States"라고 말하는 미국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우리도 언젠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만난 외국인이 "너 어디서 왔니?"라고 묻는 질문에 "나, 마산에서 왔어" "우리집은 전남 나주란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

 

 

 

이 것이 그 유명한 베니스의 곤돌라(관광용 보트)이다. 관광객 2-4명 정도를 태우고 사공이 서서 노를 저어 4-50분 정도 베니스 본섬의 좁은 운하나 큰 운하를 떠다니는 방식이다. 듣기로는 한번 곤돌라 빌리는데 100유로 정도 4명이라고 해도 40분 정도 기분 내려고 25유로 이상을 써야한다. 수상버스로 배는 지겹도록 실컷 타고 있으므로 그 돈을 쳐들여가면서 곤돌라까지 타고 싶지는 않다.

 곤돌라의 유래를 어디에선가 검색해 보니, 예전 베네치아가 외부 적들의 침입을 받았을때 섬의 모든 처녀들이 납치를 당해 그 처녀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고 날렵한 배가 필요했는데 그 배들이 곤돌라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곤돌라 나가는 속도를 직접 봤던 나로서는 별로 믿기 힘든 얘기지만, 그냥 믿거나 말거나 그런 전설이 있다니. 또 하나 신기한 것은 저 곤돌라는 젓는 사공들이 모두 유니폼 비슷한 가로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아가씨들 저 줄무늬 입은 곤돌라 사공청년들한테 꽤나 뻑이 가는듯 하다. 잘은 모르지만, 저 곤돌라 사공을 하면 수입이 나름 짭짤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서 또 검색을 해 보았다. 곤돌라 사공은 가업으로 내려 오고 있으며 자부심이 상당하다고. 그럼 그렇지, 저런 돈벌이를 쉽게 아무나 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 없이 내버려 둘 것 같지는 않았다.

 

 

 

 

 

 

 

위의 사진들은 베네치아 공화국 시절 총독이 기거하는 듀칼레 궁전(Palazzo Ducale, 영어로는 Doge Palace)의 모습이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아쉽게도 사전공부나 투어가이드를 신청하지 않아서 아는 정보가 별로 없다. 이 궁전안에 있는 엄청나게 큰 규모의 그림이 있는데, 그 그림과 이 듀칼레 궁전 자체도 건축사적, 미술사적으로 대단히 가치 있는 베네치아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이라는 정도만이 내가 가진 알량한 지식.

 

 

 

 

 

듀칼레 궁전안에 있는 감옥. 이 궁전안에는 감옥이 있어서 궁전 밖에서 들어오는 죄수들이 그 유명한 "탄식의 다리(Bridge of Sigh)"를 건너 들어온다는 것이다. 한번 들어오면 살아서는 밖의 햇볕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다리를 건너 올 때 한숨을 쉬었다고 해서 그런 다리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다리를 건너 감옥에 갖히게 된 유명인 중에 카사노바가 있다. 지금은 그냥 바람둥이의 대명사쯤으로 불리는 이름이지만 예전 베네치아의 유명한 귀족이었던 듯. 물론 카사노바는 감옥에 갖히고도 무슨무슨 공작부인의 도움으로 감옥을 탈출하였다고 한다. 역시, 여자 꼬시는 것도 어떤 분야든 일가를 이루면 남들 다 죽는 가운데에서도 살아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나 보다.

 

 

 

 

 

 

 

 

 

위의 사진들은 산마르코 광장 대종루에 올라 찍은 사진들이다. 대종루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8유로인가 입장료를 내면 고속승강기를 타고 종루에 올라갈 수 있다. 아마, 베니스섬에서 가장 높은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베니스 본섬 전체를 조망하며 올망졸망 빨간 지붕들의 베니스 천장을 감상할 수 있다.

 

 

 

 

 

아침부터 걸었으니 또 점심을 먹어줘야 한다. 점심은 대부분 간편하고 저렴하게. 베니스 본섬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맥도널드를 찾아간다.

 

 

 

여기서 부터는 무라노섬. 무라노섬은 유리공예로 유명한 섬이다. 개인적으로 유리공예에 큰 관심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거금 37유로를 들여서 구입한 베네치아 뮤지엄패스에 무라노섬 유리공예 박물관 입장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유리공예 박물관도 들러볼 계획이다.

 

 

 

셀카 한 장. 가끔씩 블로그 주인장의 셀카 내지는 단독샷이 출몰할 수 있으나 놀라시면 안 된다.

 

 

 

여기가 유리공예 박물관. 예상대로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박물관 둘러보는 시간 20분 가량에 화장실에 앉아 있었던 시간 15분 정도. 약 5분가량을 박물관 전시물 감상에 소비했다.

 

 

 

저 유리공예 기념물 앞에서 사진찍길래 나도 그냥 가기 뭐해서 사진 한 장 부탁했다.

 

 

 

 

여기는 무라노섬 유리박물관의 앞마당. 박물관 내부보다 나는 앞마당이 더 좋았다.

 

 

신기한 것은 베니스에서는 모든것이 배로 이루어 진다는 것. 순찰차가 아니라 순찰선, 병원으로 환자를 실어나를 때에도 당연히 구급선을 이용한다. 신기해서 한 컷 담아 보았다.

 

 

이 사진은 무라노섬 북쪽 끄터머리 어딘가에 자리 잡은 작은 공원. 복잡하고 좁디 좁은 골목길과 운하로 이루어진 베니스 본섬에선 보기 쉽지 않은 광경.

 

 

 

 

 

 

뮤지엄패스 끊어 놓고, 듀칼레 궁전과 무라노 유리박물관 밖에 못 들어간 것이 아까워 들렸던 어느 교회. 지금 다시 검색을 해 보니 'Parrocchia Santa Maria Formosa' 라는 교회란다. 물론 카톨릭성당 일 것이다. 37유로짜리 뮤지엄 패스를 끊으면 듀칼레궁, 무라노섬 유리박물관등 유명한 박물관 들과 12개인가의 베니스섬 안의 교회들을 입장할 수가 있는데 이 교회도 그 중 하나이다. 아깝게도 패스끊고 세 군데 밖에 못 들려서 개별입장 하는 돈 보다 더 비싼 패스를 사는 낭비를 한 꼴이 돼 버렸다. 그래도 이 교회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비록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이 섬에 들러 조용한 명상, 혹은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던 것만으로도 좋았다. 카톨릭 신자라면 더욱 의미 있는 방문이 될 듯. 이 교회의 위치를 다음과 같다.

 

 

 

그 유명한 리알토 다리 되겠다. 사람은 엄청 많고 솔직히 별 특별한 느낌은 없었으나 건축사적으로도 매우 의미있는 베니스 최초의 다리라 하여 들러 보았다.

 

 

 

아마, 사람들이 던져 주는 과자부스러기에 길들여졌겠지. 아무리 가까이 가도 겁내긴 커녕 미동도 하지 않던 베네치아산 닳고 닳은 갈매기.

 

 

 

 

그래. 유명한 리알토 다리까지 왔으니 이 옆에서 맥주나 한잔 마시고 가야겠다 생각해서 저 사진 오른쪽 빨간 지붕 까페에 들어 갔다. 어째 분위기가 살갑지가 않다. 메뉴를 달라고 했더니 거기 있지 않느냐고 한다. 저 물가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려고 했더니, 여기는 식사만 가능한 테이블이라 식당안으로 들어가던지 아니면 길가쪽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한다. 빈정이 상해서 그냥 나왔다. 맥주 한잔 시켜놓고 죽때릴 돈 안 되는 손님은 걸러내는 것이 어디든 장사의 기본일 것이다. 베네치아에선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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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흐린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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