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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엔가 출간된 책 중 "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 부셨다"라는 책이있다. 당시에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도시이름이었는데,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꽤나 시간이 흐른 후의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유럽여행을 하게 되면 서유럽이 아닌 동유럽을 가봐야 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15년이 흐른 지금은 프랑스에 살고 있으며 2013~14년 1년은 영국에서도 살아 볼 기회가 있었으나, 1997년 당시엔 나는 비행기도 한번 타본적이 없던, 그저 해외여행을 동경으로만 꿈꾸던 어린 학생에 불과 했다. 따라서,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은 그때 책을 통해서 이국, 그것도 쉽게 가 볼 수 없는 동유럽의 여러 나라에 대한 동경을 키울 수 있었다.


아무튼 그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도시들은 예전 유고슬라비아 연방에 해당하는 발칸반도 지역과 인접한 국가들이 대부분 이었고, 당시로는 (지금도 사실 TV 예능프로를 통해 익숙해진 크로아티아를 제외하고는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신기한 정도가 아니라 일반적인 한국인에게는 정보가 거의 없는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다.

 

사설이 길었는데,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리우는 그 두브로브니크에 결국 발을 딛게 되었다. 바다는 아름답고, 올드타운이라 불리우는 고성지역은 예전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다만, 두브로브니크는 이제 세계적인 관광지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한국 세계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와 성수기/비수기 구분없이 붐비며 물가는 서유럽 여느 도시 못지 않게 비싼 말 그대로 관광지이다.


무언가 고즈넉하고 나만이 아는 숨은 진주같은 공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렇게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진주같은 도시는 큰 매력으로 다가 오지 않는다. 그래도 일생에 한번은 와 봄직한 도시가 아닐까, 두브로브니크에 온다면 아드리아해의 풍광에 요새같이 튼튼한 올드타운에 눈이 반할 것이고, 조금의 수고를 들여 공부를 한다면 이 도시가 가진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굴곡진 역사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듯.

 

 

전날 밤 12시가까이 되어 호스텔에 도착했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기전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을 찾고 있다. 올드타운 안에서 찍은 첫 사진.

 

 

간단한 오믈렛으로 아침겸 점심을 때운다. 낮술도 아닌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고 있노라니 기분이 조금 이상하지만..

 

 

이 곳은 올드타운 밖으로 나와 케이블카를 타러 올라가는 길. 지도를 보면 알고 있겠지만 두브로브니크는 서쪽으로 바다를 향하고 있고, 동쪽으로는 가파른 산으로 막혀 있다. 91년 유고내전때 세르비아 군들이 동쪽으로 면한 산위에 포들을 배치하고 바다에는 배들을 배치해 9개월 동안 두브로브니크가 봉쇄되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UN에서 생필품을 비행기로 떨어뜨려주었다고 한다.

 

 

 

위 사진 두장은 올드타운을 감싸고 있는 성곽이다. 매우 단단하고도 두껍다.

 

 

 

 

 

해안쪽이 아니라 해안 반대편으로 산쪽 모습을 한번 담아 보았다.

 

 

 

 

 

 

케이블카로 내려오면서 찍은 사진. 저 앞에 보이는 성곽 안 쪽의 마을을 올드타운이라고 부른다. 저 성곽은 12세기경 베네치아인들에 의해 건설된 것이라고 한다.

 

 

 

올드타운내의 전형적인 골목길 모습.

 

 

이 거리가 그 유명한 올드타운 내의 플라차거리이다.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올드타운내의 중심가.

 

 

필레게이트에서 플라차광장을 따라 걸어가면 막다른 곳에 루자광장이라는 곳이 나오고 저 두브로브니크 종탑이 나온다. 두브로브니크의 랜드마크인 듯.

 

 

 

 

 

 

이 곳은 필러게이트. 올드타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가장 큰 메인게이트이다.

 

 

 

 

 

 

윗 사진 세장은 부자까페라는 곳이다. 해변 절벽에 만들어진 노천까페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두브로브니크에 가기전까지만 해도 나는 "꽃보다 누나"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까페가 꽃누나 때문에 한국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저 올드타운을 거닐다 거닐다 해변쪽으로는 뭔가 길이 없을까 찾아 들어갔고, 신기하게도 이런곳에 까페가 있네 하고 앉아서 맥주 한잔을 마셨던 것.

 

 

 

 

이 밑으로는 올드타운 성곽을 따라 걸으며 찍은 사진이다. 올드타운 성곽을 따라 걸을 수 있는데 물론 입장권을 구입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두브로브니크는 매우 역사적인 사건이 많은 도시라 그냥 성곽위를 거니는 것 보다는 설명을 좀 듣고 싶어져서, 가이드투어를 신청했다. 성곽입장료 100쿠나 + 가이드투어비용 100쿠나 였던것 같다. 가이드투어는 물론 1:1 가이드는 아니고 싱가포르에서온 남자 2명, 영국에서 온 여자 한명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을 모아서 진행하는 투어였다.

 

 

 

 

 

 

모자를 쓰고 앞서가는 저 청년이 성벽투어 가이드이다.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하는데, 영어를 원어민급으로 구사한다.

 

 

 

 


 

 

 

 

 

사실 올드타운 내의 건물은 91년 유고내전당시 8~90% 이상 파괴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올드타운 내의 건물들은 현대에 거의 새로 지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붕색을 자세히 보면 어떤것들은 진한 주황색인데 어떤 것들은 마치 다 타고 남은 연탄처럼 옅은 살색 같은 것을 볼 수 가 있다. 드문 드문 남아 있는 다 탄 연탄재같은 지붕색의 건물은 91년 유고내전 때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은 건물임을 암시한다. 이렇게 5월 20~22일까지 두브로브니크에서의 2박 3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여정의 마지막 경유지인 스플릿, 트로기르지역으로 버스를 타고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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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흐린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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