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야6 재영입과 테스트샷
"이거..안 사면 손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반사적으로 나는 샵에 전화를 하고 말았다. 나는 죽기전에 꼭 써봐야 할 카메라로 마미야6, TX-1를 꼽는데 (라이카 M이나, 콘탁스 G시리즈 등은 왜 빼 놓느냐고 항의하는 분들 진정하시라. 라이카 M은 내가 못 써봐서 패스고, 콘탁스 G 시리즈는 너무 흔해서 "죽기전에 꼭 써 봐야 할"이라는 수식어 붙이기가 뭣해서 빼 놨다.) 여러분들도 어디서 마미야6 세트가 저렴한 가격에 나온걸 보셨다면 무조건 사셔야 한다. 사실 국내에서 마미야6의 가격은 매우 저렴한 편인데, 참고로 말하면 이베이등 해외에서는 세 렌즈를 포함한 세트가격이 대부분 2000불이상을 호가 한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사양을 얘기하자면, 120 포맷의 중형 필름을 사용하는 6*6판형의 RF(Range Finder)카메라라고 할 수 있다. RF이기 때문에 비교적 (핫셀, 펜탁스 SLR, 마미야의 다른 67판형인 마미야 RB등과 비교했을때) 가볍고 컴팩트하여 핸드헬드로 스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생김새가 궁금할테니, 사진을 올려 본다.
네거티브 두 롤을 테스트삼아 찍어 보고 스캔했는데 스캔한 파일을 다운 받아 보는 순간 밀려오는 감동~ 디테일과 그 화질은 비록 네거티브 필름에 스캔이지만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동안 나도 장비삽질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처분했던 카메라를 다시 들여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50mm 테스트 막샷을 보여 드린다. 지난번 마미야6는 75mm 표준밖에 없어서 50mm 는 도대체 얼마나 좋기에 그렇게 명성이 자자한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는데, 찍어 보니 정말 좋긴 좋다.
왜곡이 거의 없고, 노출 또한 아주 잘 맞은 편이다. 막샷전문 사진사의 사진이라 좌우 수평이 조금 안 맞아 왼쪽과 오른쪽의 기울기가 좀 달라 보인다.
50mm면 중판에서는 35mm환산 28mm 초점거리에 해당하는 광각렌즈인데 이 정도 왜곡은 훌륭하다 할 수 있다. 파인더 측광방식이라 사실 예전부터 마미야6를 썼음에도 아직도 나는 노출을 잘 못 맞추는데 노출이 정확했다. 창 밖의 흰벽에 있는 균열들이 잘 나타나 보인다.
후지 수퍼리아에 노리츠 QSS 스캔인데 녹색이 정말 기가 막힌다. 근접 촬영했던것 같은데 마미야 6 마운튼 G 50mm 렌즈의 화질은 핫셀과 맞장을 뜰 수 있을 정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듯. 게다가 핫셀 50mm 렌즈 하나를 살 돈이면 우리 나라에서는 마미야 6 바디와 렌즈 3개가 딸린 풀셋을 살 수 있으니, 이 정도 가격에 이런 카메라와 렌즈들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누구말마따 "축복"에 가까운 일이다.
그리고 이제 75mm 샷을 보여 드린다.
기자하는 친구넘이 취재차 내려와서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갔다.
역시 막샷의 대가인 나인지라 초점을 얼굴에 맞추지 못하고 귀에 맞춰 버렸다;; 심도가 너무 낮아 코와 입부분의 포커스가 날아가긴 했으나, 마미야6의 화질과 쨍함을 보여주기엔 부족함이 없는 사진.
모닝 보네트 위의 빗방울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이상으로 마미야6 영입기 및 테스트용 막샷사진 퍼레이드를 마친다.
중형에서 (비교적)저렴한 가격대로 스냅을 찍고 싶다면..정답은 하나다. 마미야 6 (또는 7) 더구나 정방형 사각형 포맷에 매료된 분들이라면 이론이 없다고 본다. 롤라이 플렉스-코드로 뷰파인더를 들여다 볼 때의 그 뻥뚫리는 가슴과 눈이 황홀해지는 즐거움을 선사하진 못 하지만, 50mm, 75mm, 150mm 교환렌즈군을 쓸 수 있다는 장점과 뽑아 보고난 결과물을 바라 보는 순간의 만족감은 찍는 재미가 좀 덜하다는 사실 또한 용서가 된다.
여러분이 필름카메라를 진정 사랑한다면, 중판에 관심이 있다면 죽기전에 꼭 써봐야 할 카메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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